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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와 ‘성에’, 그리고 눈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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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와 ‘성에’, 그리고 눈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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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가전업체에서 하는 광고를 보면 “우리 제품은 ‘서리’가 끼지 않는 우수한 냉장고입니다.”란 문구가 있습니다. ‘배추가 서리를 맞았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냉장고에도 ‘서리’가 내릴까요?

냉장고에 끼는 것은 ‘서리’가 아니라 ‘성에’라고 합니다. 기온이 영하일 때 유리나 벽 따위에 수증기가 허옇게 얼어붙은 서릿발을 말합니다.

반면에‘서리’는 기상현상입니다. 밤사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대기 중 수증기가 얼어서 다음날 아침에 땅이나 풀, 나무 같은 주변 물체에 허옇게 달라붙는 것입니다. “지난밤에 배추가 서리를 맞아서 힘이 하나도 없다.”처럼 쓰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서리’와 ‘성에’를 섞어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리’는 온도가 내려가면 그 지역의 수증기가 전부 얼어붙는 기상현상이고, ‘성에’는 바깥이 추워지면 따뜻한 방안 공기의 수증기가 얼어붙은 서릿발을 말합니다. 주로 따듯한 실내 유리창에 많이 생기죠. 냉장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냉장고를 열 때 들어온 외부의 더운 공기는 냉장고 속 급격한 온도변화로 수중기가 얼어서 벽에 붙어버리는데 이것을 ‘성에’라고 합니다.
최근 호남권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호남고속도로에서는 22중 추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눈은 이처럼 교통체증이나 사고를 유발해 불편을 주기도 하지만 겨울날 펑펑 쏟아지는 눈은 우리들을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게도 합니다.

눈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눈은 모양에 따라 다르게 부릅니다. ‘함박눈, 싸라기눈, 진눈깨비, 가루눈’ 등......

‘함박눈’은 ‘함박꽃’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한박-눈’이 변한 것입니다. ‘한박’이란 ‘큰 박’이란 뜻으로, 곧 ‘함박눈’이란 큰 박꽃같이 하얀 눈을 이르는 말입니다. 싸라기눈’은 빗방울이 갑자기 찬바람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입니다.

비가 섞여 내리는 눈은 ‘진눈깨비’라고 합니다. ‘진눈깨비’에서 ‘진’은 ‘질다’의 관형사형이고, ‘눈’은 명사, ‘-깨비’는 접미사로 ‘허-깨비’ 등과 같이 쓰인 것입니다. ‘가루눈’은 ‘함박눈’의 반대가 되는 말로, 기온이 낮고 수증기가 적을 때 오는 가루 모양의 눈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 밖에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자국눈’, 소나기가 내리듯 별안간 많이 내리는 눈은 ‘소나기눈’으로 일명 ‘폭설’이라고도 합니다. 또 한 자 높이 정도로 온 ‘잣눈’, 거의 한 길이나 되게 많이 온 ‘길눈’, 밤사이에 사람들이 모르게 내린 ‘도둑눈’ 등 재미있는 이름도 있습니다.


이재경 기자 bubmu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