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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모바일 경쟁력이 증권업계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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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모바일 경쟁력이 증권업계 판도 바꾼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증권업계 판도가 크게 변하고 있다. 2014년에 NH농협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농협증권과 합병해 NH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올해는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하고, 미래에셋금융그룹이 KDB대우증권을 인수했다. KDB대우증권은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또한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증권의 합병이 진행중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올 상반기에 큰 변화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올 하반기에 또 다시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 중인 삼성증권과 SK증권 매각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29년 전 애널리스트로 증권업계에 입문한 이래 언론계를 거쳐 학계에서 증권계 변화를 유심히 지켜보는 필자의 감회는 남다르다.
증권회사 순위는 여러 가지 기준으로 볼 수 있는데, 올해 1분기 순이익 순위는 연결 재무제표기준으로 NH투자증권이 순이익 64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순익 순위는 지난해 1분기 4위에서 올 1분기 1위로 껑충 뛰었다. 한국투자증권이 636억원으로 2위, 미래에셋대우증권이 53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분기 업계 선두였지만 올 1분기에 3위로 내려앉았다. 키움증권은 연결기준 1분기 50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8위에서 올 1분기 4위로 올라섰다. 현대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493억원으로 5위를, 삼성증권은 463억원으로 6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까지 증권업계 판도 변화는 주로 M&A에 의해 양적인 요인이 변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부터는 정보기술(IT) 경쟁력에 의한 질적인 변화가 판도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거래는 웹사이트를 이용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위주로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증권계 순위는 외형과 같은 양적인 측면이 많은 영향을 미쳐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MTS 이용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MTS를 중심으로 한 IT 경쟁력이 증권업계 판도 변화의 주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증권거래를 하는 각 증권회사 모바일증권거래시스템이 증권사별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고객들이 많다. 그런데 필자는 금융 앱 평가방법을 개발하고 특허 등록을 하고, 2011년부터 매년 두 가지 운영체제(OS)의 MTS를 제공하는 모든 증권사의 MTS 100여개 항목으로 면밀히 평가하고 있다. 평가를 해보면 증권사 MTS의 사용편의성과 비즈니스 기능 및 성능 등은 증권사간 격차가 매우 크다. 그런데 정작 각 증권사들은 잘 모른다.

대형 증권사이거나 시장점유율이 높은 증권사인데 정작 MTS의 종합 평가 점수는 낮은 경우가 있고, 반면에 MTS를 아주 잘 만들었는데 고객들이 잘 몰라서 시장점유율 순위가 낮은 경우도 적잖게 있다. 정보의 비대칭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MTS 순위가 정확하게 잘 알려지면 MTS 순위가 증권사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대형 증권사라는 이유로 또는 허명으로 많은 고객을 유치한 일부 증권사들은 MTS를 제대로 만들거나 그렇지 않으면 MTS를 제대로 만든 증권사들로 고객들이 대거 이동할 것이다. 각 증권사들은 MTS 수준을 진단해 봐야 한다.

일부 대형증권사의 경우 많은 인력과 예산을 들이는데 그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적은 인력과 예산으로 좋은 MTS를 만들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의 정보 왜곡 현상으로 좋은 MTS가 제대로 인정을 못받은 경우가 있는데, 잘 만든 MTS가 더 많은 고객의 사랑을 받게되는 것이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 MTS는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할 수 있으며, 관심과 투자가 꾸준히 지속적으로 이뤄져야만 한다. 한 번 만들어놓고 투자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빠른 환경 변화 속에서 금방 순위가 밀리게 된다.

증권사들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IT의 중요성을 소홀히 한다는 애기가 들린다. 합병추진팀에서 인력 수나 서열이 맨 뒤로 밀려 있다고 한다. IT 합병이 쉽게 그냥 되는 것으로 경영진이 잘못 파악한 탓이다. 합병을 하면서 IT에 소홀히 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경쟁력에서 뒤지게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증권업계가 격동의 변화 물결 속에 놓여 있다. 이럴 때 각 증권사들은 IT 특히 모바일 부문 투자를 확대하고 제대로 경쟁력을 갖춰서 변화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