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금투협)와 은행연합회(은행연)가 운동장을 비유로 들며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나름의 ‘논리’를 내세우며 오랜 기간 속으로 삭여오던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주장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 그간 금지됐던 새로운 사업 진출이다.
은행연 측도 할 말은 많다. 이들은 현재 금융투자업계에만 허용된 불특정금전신탁을 허용해 달라고 했다. 지난 2004년 금융투자업계를 키우기 위해 금지했던 신탁을 다시 해보겠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은행에 불특정금전신탁이 허용될 경우 결과적으로 은행이 자산운용업계에 투자상품을 굴릴 수 있게 되면서 자산운용업의 근간을 흔들게 될 것이라고 본다.
두 협회의 설전을 보고 있자니 처음부터 발을 잘못 들인 것 아닌가 싶다.
서로간의 비용 효율성을 짚어가며 ‘인신공격’에 나서기보다는 완전히 한국에서 진행되지 않았던 사업을 진행한다고 했다면 어떨까. 또 타 업권의 사업 영역을 넘보는 것이 소비자에게 유무형의 피해를 줄 가능성을 논했다면 어떨까.
이번 두 단체의 대립을 이해할 수는 있다. 협회는 특정 업종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다. 공공의 이익을 바탕에 두고 단체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연초부터 두 금융단체가 이권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모습을 보자니 입맛이 쓰기만 하다.
유병철 기자 ybste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