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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유호승 기자] 언제까지 정치가 경제를 지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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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유호승 기자] 언제까지 정치가 경제를 지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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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유호승 기자
우리나라 만큼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가 없다.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풍토가 여전히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기업가로 살아가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정치가 경제를 지배한 대표적인 사례는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독대다. 최순실 게이트로 말미암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총수들의 독대가 주목을 받았지만 이러한 악습은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
옛 정권은 권력을 유지할 자금줄로 대기업을 키웠다. 총수들은 정권에 돈을 내는 방식으로 정권이 제공한 각종 혜택에 응답했다. 지난 1988년 일해재단 건부터는 정권에 직접 돈을 쥐어주는 방식 대신 재단 출연금 등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이 관행은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출연까지 이어졌다.

돈뿐만 아니다. 정치권의 논리로 미래 성장사업까지 뺏기는 경우도 있다. LG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1999년 반도체 산업을 현대에 넘겼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구본무 회장의 독대 자리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최근 정경유착 관행에 대해 반성하는 동시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허창수 한국기업연합회 회장은 지난 24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대기업 모금 창구라는 비판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단체명을 바꾸는 동시에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재계의 성찰로 쇄신의 추는 이제 정계로 넘어왔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준조세를 가장 많이 내는 나라로 통한다. 차기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준조세를 근절시킬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해야만 한다.

집권세력에 미운 털이 박혔다는 이유로 기업이 해체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보복’이 사라져야 ‘정경유착’이 근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경제가 정치에 지배되서는 안 된다.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