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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유호승 기자] 이재용의 정장, 최태원의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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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유호승 기자] 이재용의 정장, 최태원의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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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겉모습은 속마음이 그대로 표현되는 하나의 창구다. 최근 만난 재계 총수들의 겉모습은 그들의 현재 상태를 고스란히 나타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월 17일 구속됐다. 약 1.9평 독방에 수감된 지 어느덧 70여일,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고초를 겪고 있다.
지난 7일부터는 공판이 시작돼 매주 3회씩 재판장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첫 재판부터 6차 재판까지 줄곧 회색 정장을 고집했다. 하지만 7·8차 재판부터는 곤색 정장을 입고 출석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수만쪽에 달하는 서류증거 등으로 이 부회장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공소사실을 입증할 만한 ‘결정타’를 내놓지 못해 지지부진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특검의 무차별 공격에 삼성 측은 일관된 답변을 통해 철옹성을 쌓았다. 이 부회장이 회색 대신 곤색 정장을 선택한 것은 삼성 측의 굳건한 방어태세에 나오는 자신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곤색은 패션업계에서 ‘자신감’의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이 정장 색깔을 바꾼 것처럼 최태원 SK 회장의 겉모습에도 변화가 생겼다. 오른쪽 입술이 부르터 상처가 났다. 지난 20일부터 보였던 그의 상처는 26일 일본에서 귀국해 공항에서 만났을 때도 여전했다.

그는 출국금지가 해제되자마자 그룹 현안인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전의 담판을 짓기 위해 일본으로 향했다. 출국 전 ‘현장을 보겠다’고 공언하며 비행기를 탔지만 입국 당시 최 회장의 모습을 보니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모습이었다.

최 회장은 입국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뭐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며 “국민과 언론의 큰 관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해만큼 재계 총수들이 암초를 만난 해가 있을까.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항상 화제가 된다. 아직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향후 진행될 상황에 따라 이들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