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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가 3000 시대, 이번에는 열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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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가 3000 시대, 이번에는 열리길

전임 두 대통령 모두 3000 언급만
대통령 취임 후 1~2년 주가 20% 넘게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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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이번에는 다릅니다.”

최근의 주가 급등과 관련해 한 금융투자회사 리서치센터장은 이렇게 말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가 급등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일 코스피가 2290선까지 올랐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날인 10일 장중 잠깐이긴 했지만 2300선에 오르기도 했다. 가지 않은 길에 선 코스피에 대해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올해 3000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해는 된다. 우리만 가는 게 아니다. 뉴욕 등 주요국 증시는 호조고 공포지수(VIX)는 최저치다. 당분간 한국 증시의 랠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그럼에도 내심 불안감을 감추기 어렵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서가 아니다. 6년 전처럼 지금도 대형주만 오르고 있어서다.

요사이 코스피 급상승의 뒤에는 삼성전자가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30.47% 올랐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2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오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봐도 과하지 않다.

실제로 올 들어 코스피가 13.14%(8일 종가 기준) 오르는 동안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코스닥은 1.89% 상승에 그쳤다.

돌이켜보면 6년 전 지수가 랠리를 펼쳤을 때도 상황은 같았다. 전기전자 업종과 삼성전자 등 대표주가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코스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고 당시 대통령도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전에 주가가 3000은 갈 것이라 말했고, 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게이트에 휘말려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또한 임기 중 주가 3000 시대가 열릴 것이라 했지만 지수는 내내 박스권에서 벗어날 줄을 몰랐다. 어느 순간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는 오명까지 달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최고 수준의 지수와 함께 일을 시작한다. 통계적으로 봐도 직선제 개헌 이후 13~18대 대통령 모두가 집권 1~2년차 때까지는 평균 코스피 수익률이 23~26%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에야 말로 지수가 저평가 오명을 벗고 진정한 3000 시대를 열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