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천진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트륨 저감화를 위해 과감히 규제 카드를 버렸다. 지난해 발표한 ‘당류저감종합계획’과는 다른 방향이다. 소비 주체인 국민 스스로가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나트륨 함량 비교 표시제’는 해당 제품의 포장지에 나트륨 함량을 비교해 비율(%)로 표시한다. 비교 대상은 2015년 기준 국내 매출액 상위 5개 제품의 평균값이다. 이번 시행은 사후관리까지 철저하다. 평균 나트륨 함량(비교표준값)은 시장변화·나트륨 함량 변화 등을 고려해 5년 주기로 재평가된다.
적용 대상은 국수·냉면·유탕면류·햄버거·샌드위치 식품유형에 해당하는 제품부터다. 앞서 발표한 당류 저감화 정책과는 ‘가공식품’을 대상으로 한 것이 공통점이다. 하지만 특정 산업을 규제해 발목 잡는 모습이 아니다. 이번 정책은 국민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해 식약처가 ‘안내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정부가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본격 추진한 2010년 한국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785㎎이었으나 2015년 3871㎎으로 19.1% 감소했다. 5년 만에 5분의 1가량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2010~2013년 사이에 발생한 나트륨 섭취량 감소분의 83%는 김치, 장류(간장·된장·고추장), 라면 등 가공식품 속 나트륨 함량 감소에 따른 것이고, 국민의 식품 섭취량 변화는 17%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간 식품업계의 노력 덕분에 국민들도 모르게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온 셈이다.
식약처는 “제품 구매 시 소비자가 나트륨 함량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의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무작정 양만 줄이는 게 아닌 대국민 식습관 변화를 통한 실질적인 나트륨 저감 효과를 기대한다.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