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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유호승 기자] 재판에 임하는 이재용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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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유호승 기자] 재판에 임하는 이재용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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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어느덧 100여일이 지났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7일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그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 31일까지 21회 진행됐다. 재판은 그간 총 200여 시간이 진행됐고 증인신문에 출석한 인원은 19명에 달한다.
최근 이 부회장의 공판은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등 핵심증인들이 출석할 때는 더더욱 길어진다.

재판부와 특검, 피고인 등에게 매주 3~4회 진행되는 재판과 길어진 공판시간은 큰 부담이다. 이로 인해 법정 안의 사람들이 졸거나 흐트러진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반면 이 부회장은 물을 마시거나 립밤을 바를 때, 옷매무세를 정리할 때를 제외하고는 미동이 없다. 줄곧 꼿꼿한 자세로 재판에 임한다. 자정이 넘는 강행군이 무색할 정도다. 방청객들 조차 그의 재판장 안 자세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눈치다.

인간은 상대방에게 본인의 뜻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말과 글, 표정, 몸짓 등을 사용한다. 자세와 몸짓 등 비언어적 표현은 화려한 어휘가 사용된 말과 글보다 때로는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

법조계는 특검이 풀어야할 최대난제가 이 부회장의 ‘생각’을 입증하는 것으로 본다. 형사소송법 307조에 따르면 재판부의 판결은 증거재판주의를 따른다. 소송법상 재판에서 사실의 인정은 반드시 증거에 의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현재까지 특검은 이 부회장의 ‘의중’을 증명할만한 확실한 증거나 진술을 제시하지 못했다. 관련정황만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재판장에서 이 부회장이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판결의 추가 어느정도 기울었다고 보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또 본인의 ‘무혐의’를 나타내는 비언어적 표현이라고도 보여진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8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특검이 이 부회장의 현재 자세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삼성 측 변호인단이 ‘꼿꼿함’을 수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