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천진영 기자] “구체적인 계획이 없습니다. 아마 식품업계는 대부분 정규직 비율이 높을 겁니다.” 이는 한 식품업계 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지만 식품업계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방향성조차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고민해야 할 문제인건지 마땅한 근거조차 찾지 못한 모습이다. 식품 제조업 특성상 비정규직 직원들로 꾸려갈 수 없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모든 직업은 저마다의 특수성을 갖는다. 정유화학업계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은 5% 내외인데다 산업 특성상 고용유발 효과가 낮다. 비정규직 비율이 평균 8%인 식품업계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정유화학업계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정규직 전환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비율이 10% 내외인 외식업계 역시 흔쾌히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외식업계는 아르바이트생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수년간 정규직 전환에 힘써오고 있다.
새 정부는 비정규직을 과다하게 고용하는 대기업에 고용부담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 제도는 실태조사 등을 통해 합리적 수준에서 맞춤형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실효성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무조건 정규직 전환만 강조하는 게 아니다.
제조업 중심이거나 계절성 비즈니스라서, 혹은 정규직 채용을 선호하는 기업 문화 등을 내세워 비정규직 문제 자체를 방관하는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 식품업계는 현 정책의 최우선순위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인 이유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