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당선 확률이 불과 9%에 불과했던 ‘정치계 이단아’였고 마크롱도 비주류 정당 출신 대통령이라는 사실? 예상을 뒤엎는 결과였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꼭 닮은 것은 SNS를 정치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올린 “프랑스로 오세요” 영상은 프랑스가 반(反)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열린 국가’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렸다.
올해 39세의 이 젊은 대통령은 취임 후 트럼프와 첫 만남이 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트럼프를 제치고 독일의 메르켈 총리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트럼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날 오후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에게 ‘강렬한 악수’를 건네며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국도 탄핵 정국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이달 말 트럼프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정부 측은 정상회담을 위해서 장관 인사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한다. 물론 여야 협의 하에 새 정부의 조속한 출범을 도모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마크롱이 ‘내각 의원 수 0명’으로 집권해 경제대국 미국 대통령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상황은 더 나아 보인다.
“트럼프와의 악수는 순수한 행동이 아니었다. 비록 상징적인 것일지라도 작은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처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트럼프를 역이용한 마크롱의 기지가 우리 정부에도 필요한 순간이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