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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크롱의 트럼프 따라잡기…文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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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크롱의 트럼프 따라잡기…文정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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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이동화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가 당선 확률이 불과 9%에 불과했던 ‘정치계 이단아’였고 마크롱도 비주류 정당 출신 대통령이라는 사실? 예상을 뒤엎는 결과였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꼭 닮은 것은 SNS를 정치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크롱은 지난달 취임 직후 SNS에 자신의 연설 동영상을 올리며 트위터 마니아 트럼프를 따라하는 듯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비난 트윗과 다른 ‘정교한’ 수법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올린 “프랑스로 오세요” 영상은 프랑스가 반(反)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열린 국가’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렸다.
특히 영상 끝부분의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Make our planet great again)라는 문구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일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가 트위터에 올렸던 미 대선 선거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패러디해 반격에 나선 것.

올해 39세의 이 젊은 대통령은 취임 후 트럼프와 첫 만남이 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트럼프를 제치고 독일의 메르켈 총리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트럼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날 오후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에게 ‘강렬한 악수’를 건네며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국도 탄핵 정국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이달 말 트럼프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정부 측은 정상회담을 위해서 장관 인사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한다. 물론 여야 협의 하에 새 정부의 조속한 출범을 도모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마크롱이 ‘내각 의원 수 0명’으로 집권해 경제대국 미국 대통령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상황은 더 나아 보인다.

“트럼프와의 악수는 순수한 행동이 아니었다. 비록 상징적인 것일지라도 작은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처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트럼프를 역이용한 마크롱의 기지가 우리 정부에도 필요한 순간이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