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옛말’이다. 밥상머리 교육을 시키는 부모와 밥으로 ‘촉감놀이’를 해보고 싶은 어린 아이의 욕망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때 어김없이 튀어나오는 부모의 논리다.
음식은 사람의 입을 통해 섭취한다. 돈을 지불한 ‘재화’로서 두고 봐도 음식은 어딘가 모르게 특별해 보인다. 날 음식을 직접 따다 먹는 것이 아니라면 재화로서의 음식은 누군가의 손을 거친다. 하다못해 기계 공정이라도 말이다. 그래서 늘 문제가 생긴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만들겠습니다’, ‘음식에 장난치지 않겠습니다’의 마음가짐은 어디로 가버리고 돈 좀 벌었다 하면 사람이 욕심이 생기기 마련인가 싶다.
공정위가 이번에 쥬씨에 내린 2600만원의 과징금이 너무 미미하다는 원성도 잦다. 국내에만 8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을 가진 쥬씨가 주스 몇 잔만 팔면 한 시간 안에도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이다.
그에 비해 쥬씨가 그간 ‘빼돌려온’ 주스는 너무 많고, 식품업계가 소비자에게 준 실망은 그보다도 훨씬 크다. 소비자들은 이번 쥬씨의 공정위 적발건이 어마어마하게 용서가 되지 않아서 화내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그 이야기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