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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임소현 기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친 '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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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임소현 기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친 '쥬씨'

생활경제부 임소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생활경제부 임소현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먹을 걸로 장난 하는 거 아니야. 음식으로 그러면 못 써.”

어린 시절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옛말’이다. 밥상머리 교육을 시키는 부모와 밥으로 ‘촉감놀이’를 해보고 싶은 어린 아이의 욕망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때 어김없이 튀어나오는 부모의 논리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위광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쥬씨를 향한 배신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단순히 쥬씨가 거짓말로 소비자를 유인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식품‧외식업계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은 ‘먹을 거 가지고 그러지 말자’던 푸념까지 내려놨다. 믿고 사 먹을 것 하나 없다는 소비자들의 불신은 어디부터 비롯됐을까.

음식은 사람의 입을 통해 섭취한다. 돈을 지불한 ‘재화’로서 두고 봐도 음식은 어딘가 모르게 특별해 보인다. 날 음식을 직접 따다 먹는 것이 아니라면 재화로서의 음식은 누군가의 손을 거친다. 하다못해 기계 공정이라도 말이다. 그래서 늘 문제가 생긴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만들겠습니다’, ‘음식에 장난치지 않겠습니다’의 마음가짐은 어디로 가버리고 돈 좀 벌었다 하면 사람이 욕심이 생기기 마련인가 싶다.
유통기한을 조작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재탕’하고 썩은 고기를 섞는 그런 류의 거짓말에 비해 쥬씨의 거짓말은 ‘조족지혈’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진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미 소비자들은 식품에 거짓을 섞는 행위에 물려버린 것이 아닐까.

공정위가 이번에 쥬씨에 내린 2600만원의 과징금이 너무 미미하다는 원성도 잦다. 국내에만 8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을 가진 쥬씨가 주스 몇 잔만 팔면 한 시간 안에도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이다.

그에 비해 쥬씨가 그간 ‘빼돌려온’ 주스는 너무 많고, 식품업계가 소비자에게 준 실망은 그보다도 훨씬 크다. 소비자들은 이번 쥬씨의 공정위 적발건이 어마어마하게 용서가 되지 않아서 화내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음식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그 이야기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