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3대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대금이 하루 1조원을 넘어선 상태지만 제도화된 보안 기준과 투자자 보호책은 없다.
이듬해 유럽의 '비트스탬프'도 해킹으로 1만9000BTC를 털렸다. 지난해에는 홍콩의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피넥스'가 12만BTC를 해킹으로 잃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시장은 점차 커져가고 있지만 국내법상 가상화폐는 아무것도 아니다. 법적 정의가 없고, 관리주체도 없다. 예금자보호법 같은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 수단조차 없다. 해킹 사태 같은 문제가 생기면 오롯이 해당 거래소는 약관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책임이 없다고 써놓으면 그저 모든 피해는 '개인의 몫'이 된다.
법적 지위가 전무하다보니 경찰이 범죄 수익으로 압수한 비트코인 공매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가상화폐가 자산화된 점을 인정하고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지난 4월 일본은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비트코인을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인정했다. 유럽사법재판소는 이미 2015년 비트코인의 현금 환전을 부가가치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독일과 호주 등에서도 비트코인을 정식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우리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안전한 금융거래를 위한 제도화 방안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6월 중순을 넘긴 현재도 해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다. 한국은 언제까지 고민만 지속할까.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