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업계관계자로부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다수의 유사투자자문업자가 활동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오픈채팅방과 밴드를 이용한 투자자문은 하루이틀의 일은 아니다. 관계자는 이들의 월 매출이 작게는 수백에서 수천만원 이상이며 최근에는 셀카 사진을 전면에 내세운 미남, 미녀 전문가(?)까지 등장했다고 귀띔했다.
'주식', '리딩' 등의 단어를 사용해 검색하면 채팅방이 수천개 쏟아진다. 몇 명만 모인 방부터 시작해 많게는 수백명이 집결한 방도 있다.
수많은 사람을 모두 봐줄 수 없다기에 걸러낼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또한 유료 방은 한정된 숫자만 모을 것이며, 지금이 이벤트 기간이라 원래 가격보다 더욱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고 유혹했다. 이들의 방법이 먹힌 것일까. 실제로 기자가 지켜본 일주일 동안 한 무료방에서 50명의 유료회원이 나왔다.
이들 중 적잖은 수가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미등록 유사투자자문업자로 추정된다. 시장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들의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몇몇 '잘 나가는' 방의 경우는 월 매출이 최소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투자자를 속이고 부당이득을 챙겨 구속된 이희진씨의 경우 압류된 자산만 300억원대에 달하지만 이외에도 수백억원의 자산을 숨긴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희진과 같은 사례가 있음에도 수많은 투자자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매달 수십만원의 회비를 미신고 자문업자에게 맡기고 있다. 사실상 제 2의 이희진은 오픈채팅방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당국은 올초 미신고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이전까지는 신고 없이 투자 권유시 1000만원 이하 과태료에 그쳤지만 최고 1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을 강화했다.
하지만 실제로 규제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말 그대로 미신고라 규모 파악조차 어렵다. 채팅방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 증거를 잡는 것도 힘들다.
언제까지 개인투자자는 속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올 한해도 개미 잔혹사가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