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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길소연 기자] ‘대한상의-전경련 위상, 기자 발길만 봐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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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길소연 기자] ‘대한상의-전경련 위상, 기자 발길만 봐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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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길소연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기자들은 저마다 출입처가 있다. 출입처는 이른바 '나와바리'(기자들 사이 은어로 취재 담당 분야)라고도 불린다.

그 출입처의 위상은 무엇보다 출입처를 찾는 언론사 기자들의 수로 가늠할 수 있다. 물론 기자마다 출입처가 편해 자주 찾는 이유도 있지만, 해당 출입처의 역할과 기능이 커지면 찾는 기자나 횟수도 늘기 마련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출입하는 기자는 최근 이들 출입처의 달라진 위상을 기자실에서 그대로 실감하고 있다.

지난 10일과 11일 그리고 17, 18일 대한상의 출입기자실은 기자들로 붐볐다. 평소에도 상주하는 기자들이 많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한상의가 경제계 대표격으로 자리매김한 데 따른 결과라고 할까.
반면 전국경제인연합은 어떨까. 이전 정부까지 재계를 대표하다 정경유착 논란에 휘말린 뒤로는 그야말로 ‘찬밥’ 신세다.

현 정부 들어 전경련 패싱(Passing) 현상이 본격화됐고 역할 역시 축소됐다. 그 때문인지 출입 기자실도 좁아졌고 기자실을 찾는 기자의 발길도 뜸해졌다.

지난 14일 오전 전경련 기자실은 기자가 단 한 1명 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금요일이라는 상황을 고려해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오후가 되어서야 기자가 2명 더 오긴 했다.)

사실 전경련은 지난 3월 환골탈태를 꿈꾸며 고강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정경유착 고리를 끊어내고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조직 개편을 선언했다. 무엇보다 50년 간 이어온 ‘전경련’이란 이름을 버리고 ‘한국경제인연합회’로 개명 선언을 했다.

하지만 혁신안 발표 네 달이 지난 지금, 전경련은 아직 간판조차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 명칭 변경은 이사회 총회를 열어 정관 변경을 논의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주무부처에 변경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사회 총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사회가 늦춰지는 이유는 내부 사항이라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명칭을 바꾸려면 정관 변경 관련 안건을 총회에 올린 뒤 2주 내 산업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첫 단계인 이사회 총회조차 열지 못하니 개명 여부는 언제가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혹 전경련 이사회가 열린다 해도 산업부 승인이라는 숙제도 남아 있다.

해체 위기 직전에 혁신안까지 발표한 전경련은 과연 ‘한기련’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까.

기자들의 발길이 예전처럼 다시 이어질지도 궁금하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