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두산측은 정규직 전환에 대해 “단기·파트타임 계약직을 제외하고 정규직과 함께 출퇴근하는 비서, 경비처리 지원 등 기존 업무지원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며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발맞춰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삼성과 현대차그룹 등 15개 기업들는 청와대의 초대에 크게 당황한 듯 출구(아젠다)를 찾지 못한 채 허둥지둥하는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
대부분의 재계 반응은 대통령과의 첫 간담회 일정이 갑작스럽게 발표돼 당혹스럽다는 분위기 속에 의제 조차 파악하지 못한 반면 유일하게 두산만 문 대통령의 간담회 의제에 쪽집게 대응을 한 셈이다.
사실 이번 간담회는 박용만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역할이 컸다. 전경련을 대신해 경제계 대변인 역할을 해온 대한상의가 한미 정상회담때부터 대통령과 재계의 회동을 추진해왔다.
두산의 기막힌 상생방안 발표에는 박용만 회장이라는 ‘빽’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든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현재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삼촌이다.
이같은 의구심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대한상의를 두산그룹의 이중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할 길 없다.
기자의 의구심이 오비이락(烏飛梨落)에 그치길 희망한다. 이미 '적폐청산'을 위해 전경련 설립 허가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상의 마저 적폐청산의 대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정남 기자 y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