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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오소영 기자] 전기차 시대, 반갑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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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오소영 기자] 전기차 시대, 반갑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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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오소영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중국 거리에 오토바이 소음이 사라졌다.”

중국 출장을 다녀온 전기차 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거리에 소음이 사라진 건 내연기관 오토바이가 전기오토바이로 빠르게 바뀌면서부터다. 전세계 전기오토바이의 90%가 중국에서 소비될 정도이니 전기오토바이는 이미 중국인들에게 친근한 운송수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기업 비야디(BYD)가 심천에서 운영하는 한 택시 회사는 택시 500대가 전부 전기차다. 이 회사는 전기택시 500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충전 시설을 별도의 공간에 보유하고 있다.

중국과 비교하면 국내 전기차 보급 수준은 초라하다. 우리나라의 전기차는 지난 6월 겨우 1만대를 넘었다. 서울에 보급된 전기 택시는 50여대 수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정부가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주는 보조금 혜택은 중국보다 많다. 전기차 구매자는 정부로부터 14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지자체가 주는 보조금은 별도이다. 반면 중국은 대당 5만4000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약 99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보조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전기차 구매자들의 효능은 높지 않다. 인기있는 차종을 사려면 기본 5~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오늘 계약을 했을지라도 올해 안으로 차를 받을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

설령 전기차를 일찍 받는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난관이 존재한다. 충전소가 모자란 탓에 운전자는 충전소를 찾아 외각으로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애써 찾은 충전기는 고장이 나 충전을 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온갖 수고로움을 감내하고 전기차를 구매할 사람은 많지 않다. 인프라는 그대로인 채 전기차만 보급된다면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키울 뿐이다. ‘임기내 35만대 보급’이란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반갑기보다 걱정이 앞서는 건 기우일까.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