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방문객이 저조해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보도가 나가기 전,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 중 롯데월드 어드벤처 홍보팀장과 나눈 통화 내용이다. 담당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속사포처럼 해야 할 말을 내뱉었다. 행여나 말을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도 전해졌다.
기업을 취재하다보면 항상 좋은 기사만을 쓸 수는 없다. 부정(不正)적인 기사를 막고 싶은 홍보맨의 입장 또한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비난과 비판은 구별돼야 한다. 비판과 반성, 노력이 없다면 그 어떤 조직도 발전할 수 없다.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참담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조사 결과 7월 1일까지 55만5000명이 서울스카이를 다녀갔고, 이러한 추세라면 롯데월드 서울스카이는 연말까지 관람객이 목표 230만명의 60~70%인 140만~160만명밖에 안 된다. 롯데월드 측은 “사드 여파로 관광객이 20%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무리한 목표를 세웠음을 시인하는 셈이다.
롯데월드가 간과한 점은 또 있다. 외국인을 끌어오려면 내국인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 롯데월드타워 공사 과정 중에서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거기에 지난 5일 롯데월드 어드벤처 놀이기구 ‘플라이벤처’가 운행 중 멈춰 70명의 승객이 3시간 동안 공중에 매달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롯데월드 측이 아닌 관람객이 직접 119에 신고했다. 롯데 측의 사고마다 “안전 불감증이 지겹다”는 비난이 잇따르는 이유다.
늘 변명으로만 잘못을 덮으려는 롯데월드 측의 구태(舊態)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옹색함 같아 씁쓸하다. 스스로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지양하는 게 맞다. 이제라도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려는 열린 마음부터 가져야 할 때가 아닐까.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