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매년 광복절을 맞아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해왔던 업계가 조용한 분위기다. 물론 올해도 다수 업체에서 ‘815 특가’ 이벤트 등 할인 프로모션과 캠페인 등을 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애국 마케팅은 유통업계 전반에서 꽤 큰 존재감을 차지하던 마케팅이다. 브랜드 이름이나 업계 용어 등에 영어가 너무 많아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한글로 바꾸는 작업이 한동안 있기도 했고 ‘토종’ 브랜드를 내세운 마케팅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된 말 중에 ‘국뽕’이라는 게 있다. 애국심에 심하게 고취돼 있는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국뽕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입으면서 맹목적 애국주의, 편파적인 민족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전처럼 애국 마케팅을 진행하려다간 도리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소비 침체 장기화에 불황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통업계로서는 마케팅 하나하나가 아쉽다. 하지만 조용해진 광복절 마케팅은 국민 정서가 얼마나 날카로워졌는지 보여주고 있다. 광복절이 하루 남았지만 거리에는 태극기가 많이 보이질 않는다. 특사 없는 이번 광복절은 국민에게도, 유통업계에도 단순한 ‘빨간 날’일 모양이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