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달걀 소비자를 일제히 인하하기로 한 23일. 살충제 달걀이 성인 기준 하루 126개를 먹어도 괜찮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가 나온 지 사흘만이다. 그 사흘간 소비자들은 식약처의 발표에도 고개를 저었다. 이어진 생리대 파동에도 “성인 하루 기준 50개 착용해야 문제가 생깁니다”라는 패러디까지 나왔다.
달걀 가격 인하가 오히려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을 키우는 꼴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169원이었던 대란 1개 가격은 살충제 달걀 사태 발발 이후인 18일 147원, 22일 127원으로 24.9%나 폭락했다. 향후 더 내려갈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달걀 가격을 인하한다고 해서 최근 불거진 달걀 논란을 종식시킬 수는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달걀 가격 인하가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간 부정이슈가 터지더라도 할인이나 가격 인하에 다시 돌아갔던 소비자들이지만 이제는 다르다. ‘집단지성’을 구축한 소비자들은 서로 협력하는 방법으로 정부와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똑똑’해진 것이다.
소비자 불신은 달걀 가격이 높아서 생긴 것이 아니다. 가격으로 모든 걸 좌우하려 드는 해이한 대응방침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달걀이 다시 식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안전성 우려 불식이 먼저다. 겁먹은 ‘누군가’의 성급한 모습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신만 키워주는 꼴이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