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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한킴벌리와 깨끗한나라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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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한킴벌리와 깨끗한나라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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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재 온라인뉴스부 기자

우리는 왜 ‘깨끗한 나라’에 살 수 없나.

최근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이 채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생리대 파동까지 터졌다. 먹는 것에 이어 위생용품까지, 가장 깨끗해야 할 것들이 더러운 세상이다.

지난 달 종합제지업체 ‘깨끗한 나라’에서 생산하는 ‘릴리안’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충격에 휩싸이며 깨끗한 나라를 질타했다. 깨끗한 나라는 이후 환불조치에 들어갔다.

여성환경연대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인기 생리대 10개 제품에 대한 유해물질 검사를 뒤늦게 발표하면서 생리대 파문은 더욱 커져갔다. 소비자들은 릴리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의 공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여성환경연대는 특정 제품에 대한 인식이 미칠 것을 우려하며 제품명 공개 여부를 식약처에 떠넘겼다.

식약처는 30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의 판단이라 밝히며 연대의 실험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대는 31일 “생리대 유해성에 대한 규명과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회피하려는 의도”라며 전수조사와 역학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운동을 시작했다. 연대와 식약처의 핑퐁게임에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제품 공개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실험 직후 결과를 업체들에 보내 역학조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유한킴벌리를 비롯한 업체들은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이다. 소비자들은 유한킴벌리를 비롯한 업체들이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장 질타받고 있는 것은 유한킴벌리다. 여성환경연대 운영위원 중 유한킴벌리 임원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연대는 즉시 해당 사실이 “생리대 검출실험과 공개 여부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화이트’는 17년 연속 생리대 부문 브랜드파워 1위를 지키고 있다. 57%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리는 유한킴벌리에 가장 큰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일부 소비자들은 바로 환불조치에 들어간 깨끗한 나라가 유한킴벌리보다 낫다고 말한다. 적어도 그들은 사회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얘기다.

‘깨끗하다’는 말은 ‘사물이 더럽지 않다’는 의미도 있지만 ‘마음씨나 행동 따위가 허물이 없이 떳떳하고 올바르다’는 뜻도 있다. ‘깨끗한’ 기업이란 곧 사회적 책임에 떳떳하고 올바른 기업이 아닐까. 깨끗한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 기업들이 깨끗한 마음을 가지지 않는 이상 우리는 ‘깨끗한 나라’에 살 수 없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