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한 입후보자는 거래소 기자실에서 돌발기자회견을 통해 낙하산 적폐청산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제껏 소유구조대로 적임자가 이사장으로 임명됐다고 믿는 이들은 없다. 자체적으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후보를 선임하지만 금융위가 제청하고 청와대가 임명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단독후보 추천 전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됐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다행히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2일 제2차 회의에서 이사장 후보 추가 공모를 통해 후보 인재풀을 확대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원자의 동의가 있으면 이사장 후보 지원현황도 공개하는 등 이전과 달리 투명성, 공정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그러기엔 국내증권시장 독점사업권, 시장감독 등 거래소의 권한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후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게 맞다. 지원후보는 대부분 관이나 자본시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후보들로 여기저기 찔러놓고 보는 메뚜기가 아니라면 자기 이름 석자도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후보들의 비전을 알 수 있는 상호토론도 필수다. 절차가 번거로우면 주주들의 대표를 상대로 자본시장발전관련 마스터플랜을 밝히고 질의응답도 병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단순히 후보추천위원회 중심의 검증에서 머문다면 또 정권이 바뀌면 낙하산인사가 내려올 게 뻔하다. 이번 기회에 낙하산 인사를 미리 차단하는 투명한 검증시스템 구축을 통해 밀실인사 논란의 마침표를 찍을 때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