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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거래소 이사장 낙하산논란 마침표찍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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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거래소 이사장 낙하산논란 마침표찍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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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거래소 이사장 공모에 낙하산 논란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당초 내부출신과 외부인사와 경합을 통해 적임자가 선임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모인사가 이사장으로 내정됐다고 알려지며 낙하산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급기야 한 입후보자는 거래소 기자실에서 돌발기자회견을 통해 낙하산 적폐청산론을 들고 나왔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지배구조로 보면 거래소는 낙하산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의주주는 34개 증권•선물회사다. 많게는 KB증권(6.42%)에서 KR선물(0.07%)까지 지분을 보유했다. 게다가 지난 2016년 공공기관지정에 해제됐다. 정부의 지분은 1주도 없는 민영회사로 겉으로 낙하산 논란이 있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껏 소유구조대로 적임자가 이사장으로 임명됐다고 믿는 이들은 없다. 자체적으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후보를 선임하지만 금융위가 제청하고 청와대가 임명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단독후보 추천 전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됐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런 상황에서 낙하산의 뿌리를 뽑으려면 공모절차에 대한 투명성강화가 절대적이다. 이를 담보할 제도적 장치도 없는 건 아니다. 이미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으로 임원선임과정의 독립성, 공시와 책임강화 차원에서 후보추천위원회의 상시적 운영, 추천위원의 명단, 추천대상자와의 관계, 추천이유 등을 명시하고 있다.

다행히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2일 제2차 회의에서 이사장 후보 추가 공모를 통해 후보 인재풀을 확대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원자의 동의가 있으면 이사장 후보 지원현황도 공개하는 등 이전과 달리 투명성, 공정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그러기엔 국내증권시장 독점사업권, 시장감독 등 거래소의 권한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후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게 맞다. 지원후보는 대부분 관이나 자본시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후보들로 여기저기 찔러놓고 보는 메뚜기가 아니라면 자기 이름 석자도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후보들의 비전을 알 수 있는 상호토론도 필수다. 절차가 번거로우면 주주들의 대표를 상대로 자본시장발전관련 마스터플랜을 밝히고 질의응답도 병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단순히 후보추천위원회 중심의 검증에서 머문다면 또 정권이 바뀌면 낙하산인사가 내려올 게 뻔하다. 이번 기회에 낙하산 인사를 미리 차단하는 투명한 검증시스템 구축을 통해 밀실인사 논란의 마침표를 찍을 때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