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광장에 주식시장의 마감시간을 3시까지로 환원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올라온지 몇시간 되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청원 참여가 500명을 돌파한 상태다. 이번에 올라온 청원은 사실상 업계 종사자와 주식투자자 등 특정인만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다. 그럼에도 청원 참여자가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업계에서는 문제가 많은 정책이라는 불만이 높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처음부터 거래시간 연장에 반대해왔다. 목표로 했던 거래활성화는 어려우며, 증권사 직원들의 업무 부담만 늘것이라는 볼멘소리도 쏟아졌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거래시간 연장 당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1개월 뒤 노동강도 실태조사를 통해 지점영업직의 경우 73.4% 근무강도가 높아졌다며 이를 실증했다. 마감시간 이후 후선업무를 처리하느라 퇴근시간만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늘려놓은 주식거래시간을 한번에 원상복귀 시키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만이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시간을 줄이기 어렵다면, 최소한 일본처럼 오전장과 오후장으로 나눠 '쉬는 시간'을 주는게 어떨까.
지난 1956년 3월 한국거래소의 전신인 대한증권거래소가 개설됐을때 시장은 오전과 오후장으로 나뉘어 있었다. 점심 휴장이 폐지된 것은 2000년 5월이다. 이후 증권시장 종사자들은 맘 편히 점심을 먹는게 어려워졌다.
실제로 기자는 과거 2008 금융위기 당시 여의도의 한 식당에 있던 모든 손님이 수저도 대지 못한 점심을 두고 다급히 회사로 달려가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 해당일에 코스피가 100포인트가 넘게 폭락했기 때문이다. 긴급상황이 벌어지자 밥 한술 뜨지 못하고 모두 회사로 복귀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복지 정책의 목표는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열려 있는 시간 동안 하루 종일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증권시장 종사자와 투자자다. 이들에게 마음 편히 점심을 먹을 시간을 주는건 어려운 일일까.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