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발 제주행 에어부산 기내는 공포의 도가니였다. 목적지인 제주도에 도착해야 할 비행기가 난기류 때문에 착륙에 실패하고 두 번이나 출발지인 김해공항으로 회항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항공기에 탑승한 220여 명의 승객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항공기의 지연·결항 사고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유독 에어부산의 지연 사고가 곱씹히는 이유는 뭘까.
항공사 측에서 이 같은 기상 상황을 미리 알았더라면 운항을 강행했을까. 물론 항공사는 승객과의 약속을 내세웠다.
에어부산은 “제주에 꼭 가야 하는 승객이 있는 상황에서 임의로 결항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추석 연휴 이른바 '황금연휴'라 불리는 성수기 시즌을 앞두고 항공사마다 정기운항 외 국내외 인기 주요 노선은 임시편을 추가 투입하는 등 증편에 나서 고객 잡기에 열을 올렸다.
이렇다 보니 항공사는 늘린 비행 편수만큼 운항 횟수를 채워야 했고, 한정된 항공기로 무리하게 스케줄을 늘려 운항할 수밖에 없었다.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운항을 강행한 진짜 속내가 고객과의 약속이 아닌 추석연휴 ‘대목 잡기'라고 하면 지나치다고 할까?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