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대한상공회의소에 경제계 ‘맏형’ 자리를 내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그동안 한 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왔다. 추락한 위상 회복이다.
무엇보다 환골탈태를 위해 지난 50년 간 이어온 명칭을 버리고 ‘한국경제인연합회’로 개명을 선언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야말로 변신타위다. 아직 약속했던 개명 신청은 답보 상태인 데다 과거 명성을 찾기까지는 한참 부족하지만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은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추락한 위상 탓에 경제계 입장을 대변하기에는 다소 주춤하는 듯 해도 국가 어젠다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문제 등은 적극 나서 대안과 해법을 이끌어내는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또한 중국의 사드 보복과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장벽에 대비해 아시아 국가 재계와도 소통하며 경제 협력을 모색했다.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재계 입장만 대변한 과거와 달리 전경련은 지난 20일 ‘제28차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고 일본 재계와 만나 한·일 간 일자리 해소를 위해 앞장섰다. 이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기조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의 바빠진 행보만큼 기자실도 분주해졌다. 과거 발길이 뜸했던 기자들도 방문이 부쩍 잦아지는 등 달라진 모습이 반갑기만 하다.
기업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 되기 위한 커다란 비전이 조금씩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지금 전경련에 대한 사회의 기대는 전경련 앞에 ‘싱크탱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으면 한다는 것.
이를테면 전화 안내 메세지 등에 "안녕하세요. 싱크탱크 전경련입니다~"라는 멘트가 자연스러운 상황을 기대한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