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금리인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증권사 실적의 한축인 채권운용부문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가격과 시장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실제 국고채 수익률(금리)는 2%를 넘는 등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권사의 채권운용부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연초부터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금리상승시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지난 8월엔 증권업계의 브레인격인 자본시장연구원도 “국고채 3년 금리가 향후 50bp, 100bp 상승시 증권사의 채권부문 손실규모는 각각 7615억원, 1조5278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금리상승에 따른 후폭풍을 경고했다. 한마디로 예고된 악재라는 것이다.
이 말을 액면그대로 믿어 손실을 줄이더라도 금리인상충격은 피할 수 없다. 채권보유규모를 대폭 늘린 탓에 그 양에 비례해 채권운용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채권의 약점은 사실 WM상품 쏠림에서 기인한다. 특히 요즘 핫한 ELS발행을 대폭 늘리며 헤지차원에서 채권을 덩달아 증가시킨 것도 주요 원인이다. 지난 3분기 ELS 발행액은 18조116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5.1% 늘었다.
투자자의 재투자 수요 등이 급증하며 인기에 편승하다 보니 시장의 경고를 외면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쏠림의 결말은 좋지 않다. ELS도 지난 2016년초 홍콩H지수의 폭락으로 녹인(knock-in, 원금손실발생)된 아픔이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 호조세로 ELS를 찾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헤지차원에서 채권을 보유할 수 밖에 없는 ELS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한지 따져야 한다.
한쪽에 쏠릴 경우 증권사나 투자자 모두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적안정성강화는 물론 투자자보호를 위해서도 상품라인업 다양화와 상품개발혁신으로 쏠림현상을 분산시킬 때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