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한 관계자의 푸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 한해 면세업계 전반이 ‘사드 보복’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면세업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면세점 두 곳이 새 주인을 찾아 나서 이목이 집중됐다. 12월 말 특허가 만료되는 제주공항면세점 출국장과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는 코엑스점 특허의 경우 과열양상을 보였던 2015년과 2016년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달리 싸늘했다. 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이 단독으로 입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 업황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경쟁에 뛰어들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중론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작년 신규 특허를 받은 서울 시내 면세점 4곳 중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제외하고 한 곳도 매장을 열지 못했다. 쉽게 참여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을 아꼈다. 면세업계는 자리를 지키려는 롯데와 강남권 기반이 취약한 HDC신라면세점을 주목하고 있다.
반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제주국제공항면세점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는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기존 주요 면세점 사업자들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두산, 스위스 듀프리, 부산, 에스엠, 시티플러스 등 많은 업체들이 참여했다.
면세업계에 가득했던 곡소리를 멈추게 한 것은 달라진 입찰 조건 탓이다. 임대료 산정 방식이 영업요율로 변경되면 매출 규모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사드 보복과 같은 대외 변수가 작용할 때 안게 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볼멘소리가 없어질 정도로 이번 입찰 조건이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협상’을 두고 네 번째 조율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공항에 거는 면세업계의 기대 역시 고조되고 있다. 제주공항을 시작으로 ‘영업요율’이 적용된 사례가 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다. 전에 없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면세업계가 다시 한 번 훈풍을 맞을 수 있을까. 하반기 두 곳의 면세점 입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