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사상 처음이며, 2000선에 첫 진입했던 지난 2007년 7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직전의 두 대통령은 동일하게 “임기 내 코스피 3000”을 주장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노 전 대통령 다음에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중 제대로만 되면 지수가 5000도 가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이 전 대통령 재임기간 중 코스피는 19.69% 올랐다. 그럼에도 3000은 고사하고 2000에도 간신히 턱걸이(2018)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기간 코스피는 3.91% 상승했다. 박스권 장세가 너무 오래 이어지다보니 박스피(박스+코스피)라는 업계에 신조어(?)까지도 유행했다.
역설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문재인 정부에서 취임일부터 이날까지 지수가 9% 넘게 상승, 역사적인 고지를 밟게 됐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3000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핵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 문재인 정부의 세제 개편안, 미국이 금리를 상승 기조로 전환 등 우리 증시에 좋지만은 않은 수많은 이벤트 속에서 달성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주주 친화 정책 강화로 증권시장에도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으로 본다.
호사다마라 했다. 좋은 일이지만 벌써부터 축포를 울리는 건 섣부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번 상승의 주역은 일부 대형주 덕분이다. 콕 집어서 말하면 ‘삼성전자’ 때문이다. 이날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626조원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50조6345억원이다. 삼성전자 한 종목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는다. 어느 쪽이든 극심한 편중은 지양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기원한다. 어찌 됐든 지수가 오르는 것 자체는 좋은 일 아닌가.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