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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천진영 기자] 달걀불신, 곤두박질친 신뢰는 국민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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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천진영 기자] 달걀불신, 곤두박질친 신뢰는 국민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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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천진영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천진영 기자] “뭐가 잘못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달걀에 대한 오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가장 안전한 먹거리가 달걀입니다. 오늘 페스티벌을 계기로 달걀 소비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설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은 1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2017 달걀페스티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사말 도중에 두 손을 이용해 알과 난각을 의미하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달걀은 껍데기(난각)로 둘러싸여 있어 안전하다는 의미다.
두 귀를 의심했다.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인한 소비 기피현상을 두고 오히려 기이하다는 뉘앙스를 전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공식 석상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 내뱉은 발언은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달걀 껍데기는 모든 위해 요소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논리 역시 어처구니 없다. 이는 살충제 달걀이어도 껍데기만 제거하면 문제없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번 살충제 달걀의 경우 알에서도 금지 성분이 검출됐다. 살충제 잔류 기간은 껍데기보다 알이 더 길다.
한 순간 지레 겁 먹고 달걀 소비를 꺼리는 국민으로 몰아갔다. 믿고 매일 섭취한 식품에 대한 배신감과 살충제 달걀 파동 당시 무능했던 정부. 이 모든 것을 묵살했다.

무엇보다 달걀은 전국민이 고단백 영양식품으로 알고 있다. 설 위원장은 우수한 식품을 외면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던 국민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했다.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소비자 신뢰는 곤두박질쳤다. 달걀의 안전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달걀 소비 변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 달걀 소비량은 살충제 달걀 파동 이전보다 46% 감소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인 95.3%가 달걀 소비를 줄인 이유로 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인식도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이날 행사는 달걀의 소중함을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설 위원장은 “가장 안전한 식품이 달걀이다. 달걀을 많이 사먹을수록 (달걀 페스티벌)취지가 살아날 것”이라며 인사말을 마쳤다.

개막식이 끝나자 행사장 한 편에선 방문객들에게 10알짜리 달걀을 나눠줬다. “여러분 안전사고 납니다. 질서 있게 하나씩 가져가세요”. 장내 진행자 안전을 당부하는 멘트가 여러 번 반복됐다. 그럼에도 서로 밀치고 밀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설 위원장이 설명한 취지대로 더 많은 달걀을 섭취하기 위한 국민의 모습이다.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