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2시.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생활환경의 위해요인으로부터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행사장 앞쪽에는 플래카드가 걸렸고 ‘주최: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대한의사협회’라는 글씨가 또렷하게 박혀 있었다.
이종구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장(서울의대 교수)은 개회사에서 양승조 위원장이 조금 늦을 것 같다고 양해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양승조 위원장은 끝내 행사장에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주최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현장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금 이대로라면 생활환경 문제는 분명 다시 터지게 돼있다”는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었다. 발표자로 나선 이종구 위원장과 홍윤철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환경건강분과위원장(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백현욱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식품건강분과위원장(분당제생병원 내과)은 모두 입을 모아 총괄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 토론회에 대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생활환경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어 국민과 정부에 대한 올바른 대처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양승조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이 국민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대책을 마련해보자며 발 벗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양 위원장의 부재로 토론회가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게 된 것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한 일련의 사건들은 국민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생활화학용품과 식품 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국민은 ‘믿을 것이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협회의 토론회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어딘가 허전한 토론회를 지켜보는 국민의 배신감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져야 할 보건복지위원회가 소금을 끼얹은 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