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중국 법인은 말 그대로 ‘만년적자’ 상태다. 2008년 6월 중국 베이징에 1호점을 연 이래 줄곧 적자를 기록해왔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적자 규모만 1000억원을 넘었다. 흑자 점포가 전무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지에서 거둔 이익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鷄肋)이나 다름없었다.
반면 중국 내 롯데마트는 매장 대부분이 20~30년 단위의 장기 임차계약이다. 발목이 잡힌 롯데마트가 중국과 ‘노예계약’을 맺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이유다. 롯데마트가 중국 내 112개의 점포(슈퍼마켓 13개 포함)를 운영 중인 것과 비교했을 때 이마트는 점포가 6곳 밖에 되지 않는 점도 철수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한·중 갈등이 해빙모드로 접어들면서 매각 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매각건이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양국의 관계 개선 협의를 환영한다”면서도 “기존 롯데마트 매각은 이미 진전돼 온 사항으로 변동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은 이유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는 신성장동력을 찾기에 분주하다. 8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2박3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사업장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 7일 출국했다.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찾아 동남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드’가 준 교훈은 맵다. 사드는 정치‧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지만, 언제까지 사드 핑계만 대고 있을 수는 없다. 중국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라 가장 치열한 격전지다. 한국 기업들도 이 기회에 수출 또는 진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