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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통령의 칭찬에도 웃을 수 없는 포스코와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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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통령의 칭찬에도 웃을 수 없는 포스코와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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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길소연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포스코와 롯데그룹이 대통령의 축배 대신 쓰디쓴 고배를 들었다. '총수 패싱'에 따른 설움의 고배다.

지난 9일 인도네시아 방문 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 기업 포스코와 롯데케미컬을 높이 평가했다. 기간산업과 관련해 두 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성공적인 사례를 낳았다는 게 칭찬의 이유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투자가 경공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더 속도를 내겠다"며 "현재 한국 포스코와 국영 크라카타우 스틸 합작으로 추진되고 있는 제철소 증설과 롯데케미컬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이 좋은 사례”라고 평했다.

문 대통령의 칭찬 후 양국 정상은 두 기업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새 경제협력 프로젝트까지 추진했다.
그럼에도 불구,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축배는 커녕 쓰디쓴 고배를 들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동행 경제사절단에 두 총수만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방미 경제사절단 배제에 이어 두 번째다.

포스코 측에서는 참석자 직급 수위조절 차원에서 자발적인 불참이라고 선을 그었고, 롯데 측은 최근 총수가 경영비리 혐의로 1심서 10년 형이 구형된 것을 의식해 아예 참가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총수가 사절단에 배제되자 일각에서는 ‘총수 패싱’ ‘무언의 퇴진 압박’ ‘청와대의 우회적인 반감 표시’라는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참석자 직급 조절에 의한 총수의 자발적 불참”이라며 "직급 수위 조절 차원에서 사장단급이 참석했다"고 거듭 강조했고. 롯데 측은 말을 아꼈다.

이유야 어찌됐건 두 총수는 문 대통령의 칭찬을 직접 듣지 못했고, 대통령 수행 경제사절단에서 두 번이나 배제됐다.

그래서일까. 축하 받아 마땅한 두 총수가 고배를 마시는 모습이 어쩐지 익숙하게 느껴진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