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도 치타와 같은 결단력과 행동력이 필요하다. 결단하기 전에는 많은 준비와 관찰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결단하고 난 후에는 지속력을 유지해야 한다. 결단이라는 말에는 불확실성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시간이나 데이터 또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결단해야 한다. 결단이 어려운 이유다. 결단하지 않는 사자는 꿀벌만도 못하다는 격언을 되새겨 봐야 한다.
결단의 순간에는 누구나 고독감을 느낀다. 결단의 책임감 때문이다. 압박해 오는 책임감 때문에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결단은 조심스럽게 해야 하지만 일단 결단한 후에는 힘차게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런 후 지속력을 유지해야 한다. 다른 말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듯이 초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은 치타가 처음 목표한 가젤만을 향해 질주하듯이 초심을 유지한다.
“제가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는 사장이 꿈이었습니다. 사장 지위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이런 초심은 사라지고 주어진 목표 달성에만 전념하는 나를 바라봅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지금의 사장님께서는 그런 초심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천하신 분이라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한 어느 중역의 말도 초심의 지속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초심 지속성은 나라의 운명도 바꾼다. 춘추전국시대 가장 강성했던 위나라에 대적하기 위해 진나라 영거량 진평왕은 상앙이라는 인재를 어렵게 채용한 후에 그가 죽을 때까지 20년 이상 상앙의 변법 수행 후원자 역할을 지속한다. 그 결과 진나라는 법치국가로 발전하게 되고 강성하게 된다. 영거량은 상앙의 변법추진에 초심을 잃지 않고 지지해 준 사람이다.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원로의 반대 화살을 철저하게 막아주는 초심을 잃지 않은 결과 진시황인 영정이 천하를 통일하는 정치 경제적 기반을 만들어주었다.
반면에 조선시대 중종이 중용한 조광조는 1515년 알성시 별시에 급제하여 성균관 전적을 시작으로 사간원 정언 등의 관직을 역임하면서 유교적 이상 정치를 실현하려 하지만 4년 후인 1519년 반대파인 훈구대신들의 주청을 받아들인 중종에 의해 사약을 받는다. 역사는 이를 기묘사화로 이름 지었다. 중종이 초심을 잃은 원인은 조광조도 제공하였겠지만, 중종 자신도 초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리더가 결단력도 있어야 하지만 지속력도 갖추어야 함을 일깨워주는 좋은 사례이다.
기업을 어떻게 하면 잘 운영될 수 있는지 모르는 사장은 없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어서 자발적 동기부여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모르는 사장 또한 없다. 며칠 전 만난 중소기업 사장도 짐 콜린스가 이야기한 “위대한 기업은 사교같은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직원들의 마음을 얻어 회사에 헌신적인 충성심을 이끌어 낸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여러 번 이를 강조했지만, 그것이 조직에 스며들어 작동하도록 지속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더구나 사장이 방향성을 잃었을 때는 초심을 생각하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코뿔소는 덩치와는 다르게 겁도 많고 시력도 좋지 않지만, 위험이 닥치면 물불 안 가리고 앞으로 내달려 적을 공격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동물이라고 한다. 사장은 초심을 잃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 하는 외로움을 견뎌내고 이겨내야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