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금융위원회 등은 중국처럼 ‘거래 금지’마저도 검토 중이라 한다.
수년간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암호화폐 시장을 지켜본 기자도 과열에 대한 우려를 놓기 어렵다. 하물며 최근 일 년새 가격 급등세만 봤다면 ‘버블’을 걱정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늦기 전에 버블이 터져 투자자가 큰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뭔가 조치를 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기자도 동의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통신판매사업자다. 금융사업자가 아니다. 제대로 된 규정도, 규율도 없다. 자체적으로 내부 단속을 하고 있다지만 엄밀히 말하면 정부 차원의 구속력은 없다. 자칫하다가는 2014년 일본 마운트곡스 파산사례가 국내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 이미 빗썸 서버다운 사태로 인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규제를 하되 산업이 자생할 수 있는 방향은 충분히 만들어줘야 한다. 비트코인은 아직 세상에 등장한지 9년 밖에 되지 않은 신기술(?)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인터넷의 시초인 알파넷이 나온 것이 1969년이고 월드와이드웹(WWW)의 개념이 등장한 게 1989년이다. 최초의 WWW 사이트가 등장한 건 1991년이다.
한국은 1982년 전길남 박사 주도로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인터넷망을 연결했다. 보안편의상 액티브X를 무차별적으로 채용하며 특정 플랫폼 의존성이 강해졌고 보안성이 크게 저하됐다. 모두가 불편하게 살때는 몰랐다. 스마트폰 시대가 오고, 직구가 일상화되며 이제야 깨달았다. 한국 인터넷은 ‘갇힌 섬’이었다는 걸.
미래에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진화해 나갈지는 알 수 없다. 안전망을 구성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하다. 단 위험해 보인다며 무조건적인 금지 규제로 싹을 잘라버리는 것만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진 상태에서 우리끼리만 최고라며 정신승리에 몰두하는건 한번이면 족하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