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은 자신이 최고라는 자만심을 갖게 한다. 어떤 사람도 자신만큼 똑똑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멍청한 인간들”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기보다는 자기의 우월함만 증명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다 머저리로 보인다. 머저리들과 같이 일하려고 하니 짜증을 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주위에 예스맨들만 살아남는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회사를 떠나지 않는 훌륭한 인재가 있을 수는 있다. 만약 그런 사장이 전문 경영인이라면 그는 다음 기회에 사장이 될 가능성을 기다리는 겸손한 사람일지 모른다.
더구나 적장을 칭찬한다는 것은 자신의 초라함을 드러내는 말인데 그럴 용기가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는 마치 상대편의 영업본부장을 자신의 부하 앞에서 칭찬하는 것과 같다. 범인이 흉내 내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마의는 솔직히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겸손함을 보였다. 더구나 그는 자신이 부족함을 보완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자신의 갈 길과 해야 할 일을 찾았다. 기업의 리더에게도 이런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지금은 군주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군주처럼 막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있다. 바로 돈을 가진 사람이다. 금권력(金權力)도 정치적 권력만큼 힘이 막강하다. 더구나 세습도 할 수 있다. 대부분 돈 앞에서는 고개를 숙인다. 어디를 가든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한마디로 자만심을 갖게 된다.
“성공한 사장이 강의를 시작하면 그 회사는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말이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사장이 많은 시간을 강의에 할애하는 것도 원인이겠지만 그것보다는 지나친 자신감이 교만으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사장이 성공의 정상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예를 심심치 않게 뉴스에서 볼 수 있다. 원인은 바로 교만이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을 다녀온 두 사람의 통신사 중 서인 황윤길은 일본이 반드시 침범할 것이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동인인 김성일은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이런 보고를 받은 선조는 김성일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들은 것이다. 물론 김성일의 보고가 백성의 동요를 막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하지만 어떻든 간에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겸손하게 전쟁에 대비했어야 했다.
성공하고 싶은 리더라면 난관을 만났을 때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선두에 서서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겠지만 돌아서서는 자신을 냉철히 돌아보고 부족함을 메우겠다는 겸손한 모습도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리더는 자만심이나 교만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에게 늘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이것이 최선인가? 나는 다른 사람 말을 잘 경청하는가? 나는 항상 배우려는 자세를 취하는가?” 이런 질문을 통해 리더는 항상 해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하며 깨어있어야 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