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노사는 지난달 26일 사측 10명, 노조측 10명, 전문가 5명 등으로 구성된 ‘노사전협의회’에서 전체 1만명의 비정규직 직원 가운데 3000여 명을 공사에서 직접 고용하고, 나머지 비정규직 인원 7000여 명은 공사가 설립하는 자회사에 고용하는 방안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연내 정규직 전환은 불발됐지만, 내년까지 정규직 전환 근로자와 고용 방식의 큰 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근로자들의 시선은 다르다. 정규직 전환의 물꼬는 텄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제대로 실현될까 염려스럽다는 것.
'정규직 이기주의' 논란을 낳은 기존 정규직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기존 정규직들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더라도 이들의 경력에 관계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공개 경쟁채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재원조달이다. 공사 측은 직접 고용하는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을 용역비용 수준으로 정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앞으로 처우 개선 요구와 맞물려 얼마든지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렇듯 산적한 해결 과제 때문일까. 인천국제공항의 '1만명 정규직화'가 새 정부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시금석보다 노노갈등의 시발점으로도 보여진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