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징후 감지는 인간들 사이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동물 같은 감각으로 아주 작은 변화에서 큰 이상 징후를 발견하기도 한다. 1931년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라는 저서에서 수많은 재해 연구 데이터를 통해 1:29:300 법칙을 발견했다. 즉, 산업 현장에서 중상자가 1명 나왔을 경우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당 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통계다.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 비율로 나타난다는 것인데 아주 사소한 징후에서 큰 사고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음을 설명해 주는 연구다.
이 개념은 기업문화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면 사장이 구성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문화가 그 조직에 정착된다. 교육 중에 있었던 일화다. 직원들을 교육 보낼 때, “교육을 받은 후 돌아와서 피드백 교육을 하라고 하면 그 직원은 전파교육을 하기 위해 열심히 교육에 참여합니다.”라는 말에 중소기업 사장 한 분이 “제가 부하에게 교육 보낼 때 그런 지시를 했는데 핑계를 대면서 안 하던데요?”라고 했다. 그래서 다음 질문으로 “평소 사장님은 약속이행을 어떻게 하셨습니까?”라고 질문 했더니 사장 자신의 약속 불이행이 이런 조직문화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 부하가 상사의 지시사항이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전에 수많은 약속 불이행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것이 조직문화로 정착될 만큼 말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도 이를 잘 설명해 준다.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이 1982년에 만든 개념인 ‘깨진 유리창 법칙’은 건물의 유리창을 깨진 채로 방치하면 그 건물은 더 빨리 폐허화 되고, 이로 인한 범죄가 더많이 발생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1995년에 범죄 도시로 변한 뉴욕 시장에 새로 취임한 루디 줄리아니(Rudy Giuliani)는 뉴욕 지하철을 포함한 주요 거점에 CCTV를 설치한 후 낙서한 사람들을 끝까지 추적 처벌하는 한편 낙서를 지우는 작업을 동시에 실시했다. 그러자 지하철의 낙서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범죄율도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천년 기업을 이끌어갈 꿈을 가진 사장이라면 작은 징조에서 큰 위험을 예지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지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정보가 차단된다는 점도 고려한다면 이 능력은 반드시 배양해야 한다. 작은 변화를 통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이런 질문이 도움이 된다. “이런 일이 300번 계속될 경우,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가? 조직문화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라는 질문이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