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에서 최근 한두 달 사이 4명의 승무원이 과로로 실신했고, 아시아나항공은 모기업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매월 주최하는 격려 행사에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뿐만 아니라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에서도 소속 승무원들이 남은 연차를 제대로 쓰지 못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4명의 승무원이 감기약 과다 복용, 장염, 급체 등의 이유로 실신했다. 무리한 스케줄이 원인이라고 하기에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기준 평균 월 비행시간은 73시간으로 업계 대비 많은 수준이 아니며 오프 일 수도 업계 평균으로 보장해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신입 승무원을 역대 최대 규모(60~70명)로 채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의 잔여 연차 사용을 독려하는 한편 노조와 협의회를 열고 새로운 휴가 운영 계획안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객실 승무원의 상품화 논란, 가혹한 업무 환경 등은 예전부터 있었다. 문제는 비슷한 문제가 터져 나올 때마다 항공사 측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사측은 근본적인 해결방안보다 당장의 승무원 충원 계획, 연차 소진 독려 등을 내세우며 논란을 잠재우기에 바쁜 모습이다.
승무원도 사람인지라 휴식이 보장되고, 업무 외적인 고충이 없어야 승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각양각색의 고객을 대하며 감정노동의 강도가 심한 승무원들에게 사측까지 나서서 피로도를 부채질해서는 안된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