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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신에 기쁨조 논란까지'…승무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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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신에 기쁨조 논란까지'…승무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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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길소연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하늘 위 그녀들이 위태롭다. ‘항공의 꽃’이라 불리는 객실 승무원들이 최근 과도한 업무와 성추행 의혹 등 각종 논란에 시달리며 고초를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에서 최근 한두 달 사이 4명의 승무원이 과로로 실신했고, 아시아나항공은 모기업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매월 주최하는 격려 행사에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뿐만 아니라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에서도 소속 승무원들이 남은 연차를 제대로 쓰지 못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항공사 측은 해명과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반응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4명의 승무원이 감기약 과다 복용, 장염, 급체 등의 이유로 실신했다. 무리한 스케줄이 원인이라고 하기에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기준 평균 월 비행시간은 73시간으로 업계 대비 많은 수준이 아니며 오프 일 수도 업계 평균으로 보장해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신입 승무원을 역대 최대 규모(60~70명)로 채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언급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6일 아시아나항공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이슈가 된 사안이라 경영진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면서 “깊게 살펴볼 계획이다.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말을 아꼈다. 뒤늦게 박삼구 회장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사과의 글을 올리기는 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의 잔여 연차 사용을 독려하는 한편 노조와 협의회를 열고 새로운 휴가 운영 계획안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객실 승무원의 상품화 논란, 가혹한 업무 환경 등은 예전부터 있었다. 문제는 비슷한 문제가 터져 나올 때마다 항공사 측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사측은 근본적인 해결방안보다 당장의 승무원 충원 계획, 연차 소진 독려 등을 내세우며 논란을 잠재우기에 바쁜 모습이다.

승무원도 사람인지라 휴식이 보장되고, 업무 외적인 고충이 없어야 승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각양각색의 고객을 대하며 감정노동의 강도가 심한 승무원들에게 사측까지 나서서 피로도를 부채질해서는 안된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