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이란 즐거움을 의미하지만 수년간 그 누구도 즐겁지 않은 게임들이 대한민국에 많이 나왔다. 오직 매출을 위해 반짝 탄생했다가 소리 소문 없이 많은 게임들이 사라졌다. 그들은 대부분 ‘대작’, ‘신개념’, ‘화려한 그래픽’ 등 수식어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으나 정작 본질인 재미는 없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야생의 땅:듀랑고’에 기대를 걸었다. 이은석PD란 이름 값, 6년의 개발기간이 의미하는 바는 컸다. “매출을 신경 쓰지 않는다”, “10년을 가는 게임”이라는 관계자의 말은 기자간담회 장을 오랫동안 맴돌았다. 오랜만에 상품이 아닌 한국 게임을 만나 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듀랑고는 흔히 말하는 평단과 유저를 둘 다 만족시키는 게임이다. 1월 신규 게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랜덤박스’, ‘PAY2WIN’ 과금 구조를 탈피한 게임이 보인 수치다. 혹평은 찾아보기 힘들다. 참신했는데 성공했다. 2018년 한국 게임판에 이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간 관성이 낳은 많은 게임들이 있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괜한 걸 시도했다가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만연해 있었다.
듀랑고가 터닝포인트가 되길 기대한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유저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한국에는 필요했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