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이동걸 회장의 뚝심 덕분이라는 평이다. 이 회장의 뚝심이 STX조선과 한국GM에도 그대로 적용될지 눈길이 쏠린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웠다. 특히 산업은행이 밝힌 마감시한을 며칠 앞두고는 인터넷 언어유희 단어인 ‘혼돈의 카오스’가 떠오를 정도였다.
더블스타 매각 관련해서 논란이 벌어진 것은 올 초다. 2월에 더블스타 매각 가능성이 다시 불거졌다. 노조는 이에 반대했다. 같은 달 금호타이어 노사는 해외매각 시 노사 간 합의 문구가 포함된 자구계획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해외매각에 극렬하게 반대했다. 지난달 2일에는 고공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해외 매각, 국내 매각, 법정관리 등 수많은 시나리오가 오갔다. 게다가 지난 26일에는 상황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렀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노조가 해외 매각에 합의했다가 이를 뒤엎었다고 주장했다. 합의는 됐지만 노조가 예정된 총파업을 취소하기 어려워 비공개로 합의했다는 것. 노조와 얘기가 끝났는데 갑작스레 뒤집었다는 설명이다.
이 와중 금호타이어 노조 지회장은 정치권 인사가 발언했다며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의 존재를 주장했다. 뜬금없이 등장한 국내 기업이 어디인지 다들 시선이 몰렸다.
혼란에 빠진 가운데 갑작스레 타이어뱅크가 등장했다. 자율협약 시한 사흘을 남긴 상황이다. 채권단이나 금호타이어 노조 등과의 선행 접촉은 없었다. 인수의향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결과론적으로 이 회사는 인수 의향만 밝힌 3자로 남았다.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설까지 나온다.
혼란한 상황에서 이동걸 회장은 선을 그었다. 지난달 28일 간담회에서는 (4월) 2일에 어음 만기가 도래해 부도 처리되면 청와대도 못 막고 아무도 못 막는다고 못을 박았다. 또한 청와대쪽에서도 정치적 논리로 해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이 나왔다.
결국 데드라인을 3시간 남기고 노사는 중국 더블스타 자본 유치에 합의했다. 시장에서는 이동걸 회장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이다.
금호타이어 문제는 매각으로 결정됐지만 갈 길은 멀다. STX조선, 한국GM건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달 8일 STX조선 컨설팅 결과 및 후속 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한 달 내 독자 생존을 위한 고강도 자구 계획에 대한 분명한 노사 확약이 없다면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했다. 한국GM 또한 노사 임단협 데드라인(지난달 31일)을 넘겼다.
이동걸 회장의 지휘 아래 산업은행이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고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까.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