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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을의 반란' 대한항공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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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을의 반란' 대한항공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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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길소연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그야말로 '을의 반란'이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총수 일가의 오랜 '갑질'을 폭로하고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불씨의 시발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익명 채팅방이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은 총수 일가의 갑질과 비리 의혹을 제보하기 위해 채팅방을 개설해 그동안 숨죽여서 지켜봐 온 진실을 터뜨렸다.
을들의 목소리는 오프라인 촛불로도 이어졌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날 집회에는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500여 명이 넘게 모여 조 회장 일가의 경영 퇴진과 갑질 근절을 외쳤다.
이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시민까지 집회에 동참해 집회 규모는 훨씬 커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와 함께 조양호 회장 일가와의 일전을 선언했다.

을들의 반란은 미디어 속에서도 종종 소개되고, 재연되는 단골 소재다.

다만 미디어와 현실의 차이라면 미디어 속에서는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슈퍼 을(乙)’의 반란도 결국 성공하게 되는 완벽한 해피엔딩이라는 점이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오픈 채팅방을 개설하고, 1차 촛불집회를 개최하기까지는 분명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그들은 목소리가 관철될때까지 멈추지 않고 2, 3차 촛불집회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들의 촛불집회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고 이들의 목소리로 총수 일가가 퇴진할 지는 미지수다. 현실은 미디어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과 횡포가 빈번하고, 재벌가 문제가 이슈가 될 때마다 사회적 공분만 비등할 뿐 그 행태가 쉽게 바뀌지는 않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 직원들의 반란에 기대감을 갖는 이유는 하나다. 이번 기회에 재벌가 행태가 조금이라도 바뀌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오랜 시간이 걸릴 지라도 대한항공 직원이 보여줄 ‘슈퍼 을’의 통쾌한 반란을 기대해 본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