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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 어차피 집 못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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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 어차피 집 못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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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재 건설부동산부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야, 우리 어차피 집 못 사.”

얼마 전 취업박람회장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막 취업한 친구들, 결혼한 선배들이 하던 말을 10대의 입에서 듣자 꽤 당황스러웠다. 지금 상황을 보면 그 학생의 말이 틀리진 않은 듯 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7억2166만원을 기록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3인 가구 기준)은 500만원이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한 푼도 쓰지 않고 11년을 넘게 모아야 서울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8·2대책과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며 젊은 세대에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2030세대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졌다. 청약가점제가 처음 적용됐던 서울 서대문구 ‘래미안 DMC 루센티아’ 일반분양 1순위 청약당첨자 중 40대 당첨자 비율이 51%로 가장 높았고, 20·30대는 28%에 불과했다. 가점제가 강화되기 전 인근에 분양한 ‘DMC에코자이’는 20·30대 비중이 53%로 가장 높았다.

최근 정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기준을 5년에서 7년으로 완화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초혼 나이는 남자 32.9세, 여자 30.2세다. 신혼부부 특공이 40대까지 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30세대는 청약시장에서 더 밀려난다. 청년가구의 자가비율은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15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본인 명의의 집이 없는 대학생 중 95%가 ‘향후 내 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들도 엄연한 실수요자다.

8·2대책 1년이 다 되어 간다. 정부는 시장을 다시 들여다보고 정책으로 인한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신혼부부에 대한 혜택이 더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정부가 말하는 ‘젊은 세대’에 청년들도 포함돼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