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혐의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억울한 쪽은 정작 투자자다. 당국이 정의를 구현하는 어벤저스인양 투자자를 구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 당국이 판을 깔아준 책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이 상장에 ‘문제없다’고 승인한 종목에 그것도 당국이 상장이전의 문제로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새롭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올라타려는 신규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건지 기존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호안해도 되는 건지 투자자보호에 대한 의도가 불분명하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증선위의 분식회계 최종결정이 당국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 적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상장규정변경을 최종승인한 곳은 금융당국이다.
게다가 금감원은 지난 2015년 국무정무위원회에서 “회계법인 2곳이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냈고, 공인회계사회 감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 등 회계기준 위반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2015년 이전 기간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검토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조만간 결론을 내리며, 정의를 내세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당국이 말하는 정의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면죄부여서는 안된다. 당국의 승인 아래 상장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자초한 당국도 업무태만, 방조의 혐의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자본시장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메이킹으로 책임을 은근 슬쩍 넘기지 않아야 할 것이다. .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