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의 과학연구 최고책임자 마누엘 피취(Manuel Pseitsch) 박사와 김병철 필립모리스 전무는 18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학적 연구의 중요성을 연거푸 강조했다. 타르 수치 비교에 중점을 둔 식약처의 발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마누엘 피취 박사는 실험 결과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증기에서는 일반 담배와 비교했을 때 유해물질이 90%가량 적게 나왔다고 밝혔다. 또 연소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일반 담배와 달리 초미세먼지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무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 그림을 넣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방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덜 위험한 제품(궐련형 전자담배)을 구분하는 것이 국민 보건 차원에서도 낫다며 유해성 차이가 경고 그림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무가 한 주장을 최근 라돈이 검출되며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라돈 침대’ 이슈에 대입시켜 보면 어색함이 느껴진다. ‘라돈 침대’ 문제는 대진침대가 만든 매트리스의 라돈 수치를 측정한 결과 실내주택 라돈 기준치인 200베크렐의 열 배에 달하는 2000베크렐의 라돈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우체국 집배원까지 동원해가며 문제의 매트리스를 전량 수거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다른 침대회사가 만든 매트리스에서도 라돈이 검출됐다고 가정해보자. 이 회사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학적 실험 결과 우리 회사 매트리스에서는 라돈이 대진침대의 1/10밖에 안 나왔습니다. 임상 실험 결과도 덜 유해하다고 나왔습니다’라고 주장한다. 이 내용을 접한 소비자들은 이 매트리스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할까.
필립모리스가 이날 발표한 내용과 식약처가 지난 7일 밝힌 내용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일반 담배에서도 유해물질이 나왔다는 것이다. 라돈이 90% 적은 라돈 침대가 무해하지 않은 것처럼,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90% 적은 궐련형 전자담배도 무해하지 않다. 그 유해물질이 타르인지 초미세먼지인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