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소득주도성장론 속도전을 말한데 대해 야당에서는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란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늘려 소비를 하도록하고 그 힘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애덤 스미스를 이어 내려온 고전파 경제이론에 따라 경제정책을 꾸려왔다.
보다 엄밀하게는 고전파에서 한 차원 더 진화한 신고전파 경제학으로 볼 수 있다.
신고전파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각 경제주체들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한다.
가격으로 수요와 공급이 조절되는 자유시장에서 각 경제주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면서 전체 국가경제의 파이를 늘려가는 것이 신고전파 경제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신고전파는 특히 규제와 통제없는 자유 시장을 중시한다.
근대 영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을 중 시조로 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한계혁명 이후의 효용 이론과 시장 균형 분석이론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신고전파 경제학의 특징은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첫 번째가 완전한 계약이라는 가정이다.
영어로는 "complete contracting assumption"이다.
시장거래의 핵심적인 조건이 계약 속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상황을 완전한 계약이라고 한다.
고정파 경제학의 세계에서는 모든 조건이 계약에 포함되어 있고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그 계약을 집행할 수 있는 상태를 대 전제로 한다.
두 번째는 규모에 대한 수익 체증(increasing return to scale)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이다.
모든 집단에 속한 집단원들이 그들의 집단을 위하여 일할 때 그 집단은 최대의 이익을 가진다.
세 번째는 어떤 집단에 속한 소속원들이 각자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때 그 집단에게 최대의 이익이 돌아간다는 사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하는 소득주도 성장론의 경제학은 이 같은 신고전파의 기본전제를 모두 부정하고 있다.
특히 집단의 소속원들이 각자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때 그 집단에게 최대의 이익이 돌아간다는 철학을 강력하게 부인한다.
소득주도 성장론의 경제학은 케인스 경제학에서 그 뿌리를 두고있다.
케인스 경제학 중에서도 케인스가 사망한 후 일어난 포스트 케인스학파의 이론으로 볼 수 있다.
포스트 케인스 학파는 그 이름에서 칭하고 있는 것처럼 존 메이너드 케인스 (1883~1946)의 학문적 후예들을 칭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케인스의 유효수요와 일반이론 추종 학파에 칼레츠키 학파와 스라파학파 등을 묶어 부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포스트 케인스 학파는 우선 신고전학파의 ‘보이지 않는 손’을 부정한다.
신 고전학파의 대척점에 있다는 점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이웃’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로 포스트 케인스 학파는 마르크스주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렇다고 포스트 케인즈파가 곧 마르크스주의는 아니다.
포스트 케인스 학파는 “자유방임 상태의 자본주의는 파괴적 경쟁과 낭비를 초래한다"고 보고 있다.
국가 개입이 없는 자본주의는 불안정성과 경기변동을 유발한다는 관점이다.
자본주의와 시장 그 자체만으로서는 완전고용이나 충분한 총수요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포스트 케인스 학파가 신고전파경제학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국가의 역할이다.
국가의 개입으로 유효수요를 유지 또는 증대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이러한 관점에서 국가가 주도하여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소득을 늘려줌으로써 국가경제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나 어린이 수당 그리고 기초연금 인상 등은 이 같은 포스트 케인스 학파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기본 뿌리를 두고 있다.
장하성 정책실장의 속도전 선언으로 소득주도성장론은 문재인 정부의 명운을 건 한판승부의 장으로 비화하는 듯한 모양새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