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와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신흥국에서는 이미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그 와중에 부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해 모라토리움이나 디폴트의 경고등까지 깜박이고 있다. 모라토리움이나 디폴트가 실제로 현실화하면 신흥국에 투자하거나 돈을 빌려준 다른 나라 기업이나 정부까지 연쇄적으로 부도를 내 전 세계 경제가 한꺼번에 마비되는 글로벌 금융위기 또는 공황으로 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신흥국의 이 같은 금융위기는 10년마다 한 번씩 세계경제에 위기가 닥친다는 미국 뉴욕증시 월가의 10년 주기설과 맞물려 올해 말이나 내년에 전대미문의 경제공황이 올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전 세계 적인 주가 대폭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제로( 0) 금리를 유지해오던 미국은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자 2015년 12월 인플레 억제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연준은 이어 2016년 12월과 2017년 3월 9월 12월 그리고 2018년 3월 6월 9월 등 모두 8번에 걸쳐 연속으로 인상을 단행했다. 2015년 11월까지 0.00~0.25%였던 연방재정(FF) 금리가 이날 현재 2.00~2.25%로 올랐다. 시장 실세금리의 대명사인 미국 재무부 10년짜리 국채금리는 마의 3%를 넘어섰다.
돈은 그 속성상 값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쳐주는 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신흥국들의 상황은 자못 심각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금리가 제로 또는 그 이하의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세계의 돈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던 신흥국으로 몰렸다. 그 돈이 미국 금리인상과 함께 한꺼번에 빠져 나가면서 신흥국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돈이 흘러 넘치던 시절 미래를 대비하기보다는 흥청망청 사용해 국가부채만 늘린 신흥국들은 지금 심각한 위기로 몰리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정책성명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올 12월에도 0.25%p 인상을 시사했다. FOMC 점도표에서는 올12월뿐 아니라 2019년 중 세 차례, 2020년 중 한 차례 등 앞으로 다섯 번 이상의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신흥국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테이퍼 탠트럼의 압력은 더욱 커진다. 시간이 갈수록 신흥국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한국 경제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인 신흥국보다 경제 펀더멘털이 훨씬 튼튼해 테이퍼탠트럼의 영향권 밖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위험할 수 있다. 월가에는 한미 간 금리 격차가 1% 포인트를 넘으면 한국도 위험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