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작년 11월,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공공임대 확대’와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를 기둥으로 세웠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임대주택 관련 정책들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는 임대주택 카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집값 안정과 복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카드로 임대주택을 내세웠다. 그러나 청년주택, 임대사업등록자 세제 감면 혜택, 신혼희망타운 등 각종 임대주택 관련 정책을 들여다보면 이번 정부뿐 아니라 앞선 정부에서도 시행했던 정책들이다.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과 뉴스테이,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등 정권마다 새 이름의 부동산 정책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제 정책 내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임대주택 공급 중심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매 정권 빠지지 않는다. LH청년전세임대주택은 실질적으로 청년들의 주거환경을 개선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신혼희망타운 역시 소득 기준과 집값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된다. 분양 전환을 앞둔 판교 공공임대주택은 폭등한 집값 때문에 정부가 서민들을 상대로 부동산 투기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많은 부작용과 마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임대주택 카드를 버리지 못한다. 별다른 묘수가 없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주거복지,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부처가 내놓은 정책은 임대주택 일변도였다.
업계에서는 전에 없던 새로운 방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수적인 정책 결정과 소극적 해결방안 모색이 오히려 시장에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정부 차원의 대규모 임대주택 건설을 일체 중단하고 임차인에게 월세 등을 지원하는 주택바우처 제도를 과감히 도입했다. 제도 도입 이후 미국 주택시장은 안정되기 시작했다. 과감한 결단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정부가 알아야 할 때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