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바라보는 시선도 정치인들을 향한 ‘서민 코스프레’라는 지적과 결이 비슷하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루게릭병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잠시라도 경험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얼음물을 뒤집어쓴 뒤 다음 수행자를 지목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좋은 뜻에서 시작됐으나 유명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의 참가가 이어지면서 관심을 끄는 용도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따라붙었다. 다른 장애인들에게 가야 할 관심을 빼앗는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롯데가 아이스버킷챌린지 대열에 동참했다. 지난 7월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를 시작으로 지난달 24일 남익우 롯데GRS대표까지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홈쇼핑 등 롯데 계열사 대표 여럿이 기부금 수백만원을 내고 얼음물을 뒤집어썼다.
롯데 계열사 대표들이 순전히 보여주기식 쇼를 위해 아이버킷챌린지에 나섰다고 보지는 않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시대인 만큼 때때로 사회와 이웃을 위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그림을 만들 필요도 있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장애인들이 더 편한 삶을 살 수 있게 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 수화에 능통한 직원만 일하는 매장을 열었다. 장애인의 날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수화통역사가 나오는 롯데홈쇼핑 방송, 시각장애인도 쓸 수 있는 키오스크가 설치된 롯데리아는 볼 수 없을까.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