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당뇨 약을 3~5년 먹고 나면 더 강한 약으로 바꾸게 되고, 10년 정도 당뇨 약을 먹게 되면 하루에 한번 먹던 약을 두 번에서 세 번으로 먹는 약의 양이 늘어나게 되고, 15년 정도 지나면 당뇨 약으로 혈당조절이 안 되는 분들은 인슐린주사를 맞게 되는 과정을 밟는다. 즉 당뇨 약을 먹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더 강한 약을 먹게 되고 약의 효과가 약해지면 인슐린주사를 맞게 되는 것이고 결국 투석을 하다가 발가락을 절단하거나 당뇨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되고 만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당뇨환자의 95% 이상이 같은 코스를 겪게 되는데 이러한 패턴을 '당뇨환자의 사망공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에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당뇨 약을 먹으면 수치는 정상으로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췌장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망가지게 된다. 췌장이 고장 나면 당뇨병은 완치가 될 수 없다. 요즘 당뇨의 전단계인 내당능장애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내당능장애는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치료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런 환자들에게도 당뇨병 약을 먹으라고 한다면 이들은 평생 당뇨약이나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첨단의술로 치료를 포기한 사람들이 산속으로 들어가서 오랜 기간 자연과 함께 하면서 병을 치료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보지만 개중에는 우리 몸의 자생력이나 회복력의 끄나풀을 도와줄 수 있는 산속의 음식들이나 깨끗한 공기와 물, 그리고 각박한 세상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멀리하고 산을 오르내리며 하는 운동이 질병을 치료하게 되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약으로 치료하는 경우 빠른 시일 내에 효과를 보는 방법이라면 자연 속에서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서 접근하는 방법이 오히려 건강한 우리 몸을 만들어 주는 데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너무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의 식습관을 바꾸고 자연과도 벗하는 생활 속에 적절한 운동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건강한 삶이 아닐는지…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