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양사 모두 연내 타결을 목표로 임단협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안 소식은 없다. 현재로서는 지난 추석 연휴 전 임단협을 타결한 삼성중공업만 속 편히 연말을 보낼 전망이다.
사측은 해양공장 가동 중단으로 유휴인력 문제가 여전하지만 고용을 년 말까지 보장하고 고통 분담 차원에서 제시했던 기본급 20% 반납도 철회하는 등 새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외에 임금부문은 △기본급 동결 △설·추석 귀향비, 생일축하금 등 기본급 전환 6만6000원 △생산목표 달성 격려금 100%+150만원 등도 포함시켰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임단협 연내 합의가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다.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 사내하도급 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지만 사측은 기본급 동결, 상여금 월 분할(600%)지급 등을 제시해 입장차를 좁이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 임단협 줄다리기는 연례행사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올해도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주장했던 조선사 노조는 '하투'(夏鬪, 여름투쟁)를 넘어 ‘추투'(秋鬪, 가을투쟁), '동투'(冬鬪, 겨울투쟁)로 번졌다. 올해 말까지 겨우 5일 남은 지금 연내 타결 보다는 해넘이가 유력하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안팎에서 노사 갈등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조선업이 이제서야 겨우 회복되는 가운데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 대외신인도 하락 등 신규 수주·영업에 차질을 빚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올해 우리 조선업이 7년 만에 중국을 누르고 연간 수주량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을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수주에 탄력을 받았다. 한창 호황 때보다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박수칠만한 성과를 거둔 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가 힘 겨루르기를 하기보다는 화합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일거리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뜻의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말이 있다. 서로 이익을 챙기기위해 기싸움 하는 조선사 노사 보다는 서로 화합해 불황의 강을 먼저 건너는 노사 관계를 기대해본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