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그리고 트럼프 독주 등으로 뉴욕증시에 이어 아시아증시 그리고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환율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들어 퍼펙트 스톰을 경고 한 인물은 한둘이 아니다.
정덕구 이사장은 행시 10회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거쳤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열린우리당 소속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최고위직을 연이어 역임했다는 점에서 그 두 정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 정부와도 기본적으로 맥을 같이 하는 인물로 볼 수 있다. 경제계에서는 바로 그런 점에서 정덕구 이사장의 경고가 단순한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상당한 무게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이사장은 ‘니어 시사포럼’ 창립 토론회에서 “여러 개의 병리 현상이 구조화돼 경제 생태계 전반에 침하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전 정권의 잘못도 크지만,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침체기로 가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점”이라고 일침을 놨다. 정 이사장은 그러면서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내년도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밀어닥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시점까지 제시했다.
퍼펙트 스톰의 개념은 기상학에서 왔다. 기상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개별적으로는 위력이 별로 크지 않은 태풍 등이 특이한 자연현상과 맞부딪치게 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지닌 재해로 발전하는 현상을 주목해왔다.
이 현상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명명한 것은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였던 세바스찬 융거였다. 융거는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퍼펙트 스톰'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융거는 당시 허리케인 그레이스와 다른 두 개의 기상전선이 충돌해 유례없는 대형 폭풍이 만들어진 것을 보고 스스로 퍼펙트 스톰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후 웹스터 영어 사전은 ‘Perfect storm’을 “Critical or disastrous situation created by a concurrence of small factors” 즉 여러 작은 요소들의 결합에 의해 만들어지는 재앙적 상황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정의했다.
퍼펙트 스톰을 경제학의 세계로 확장시킨 이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다. 루비니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 그리고 중국의 경착륙 등이 잇달아 발생하자 이 세 가지 요인들이 하나로 묶이면서 2013년에 퍼펙트 스톰이 세계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예언으로 루비는 박사는 미국 뉴욕증시 월가에서 닥터 둠(Doctor Doom) 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파국을 예언하는 박사라는 뜻이다.
2013년에 퍼펙트 스톰이 오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닥터 둠의 예언이 틀렸다고 깎아내리기도 했으나 루비니 교수는 자신의 예언을 귀담아 듣고 세계 각국이 이미 대비한 덕분에 피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 퍼펙트 스톰의 공포가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퍼텍트 스톰 경제는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전대미문의 것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검은 백조’라는 뜻의 ‘블랙스완’과도 같다.
지금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홍역을 겪고 있다.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의존도가 심하다.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과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 의존이 만나면 사태는 자못 심각해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닥터 둠이라는 루비니 교수가 말하는 한국 경제에서의 퍼펙트 스톰 발생 가능성이다. 2013년에는 미리 준비한 데다 운이 좋아 피해갔지만 2019년에는 정말로 완전한 폭풍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그동안 기준금리를 너무 낮추어 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 우리도 따라 올리지 않으면 금리격차가 커져 한국에 와 있던 외국인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 이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금리 차에 의한 긴축발작 즉 테이퍼 탠트럼 현상이다. 결국 미국의 금리인상과 한국의 낮은 금리 그리고 외국인 자본의 높은 비중 등이 한꺼번에 뭉치면서 대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덕구 이사장은 퍼펙트 스톰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오늘날 경제 문제는 개별적인 ‘점’의 문제를 지나 ‘선’을 거쳐 ‘면’ 자체가 문제인 상황이 됐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점’ 같은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그 한 예로 고용정책을 꼽았다. 고용은 경제 구조의 문제일 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이 등장하는 등 문명학적인 변화를 동반하고 있어 장기간에 걸쳐 해결해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재정 투입을 통한 공공일자리 확대 등 단기 대책으로 일관해 위기를 더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퍼펙트 스톰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 정책과 경기 하강에 따른 신흥국 부실 위험, 미국의 중동 관계 악화에 따른 유가 상승, 자영업을 포함한 한계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또 “이데올로기적 시각으로만 경제를 움직이면 시장의 반격이 시작된다”며 “경제는 나름의 길이 있고 나침반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제는 결국 경제논리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닥터 둠 루비니 교수는 퍼펙트 스톰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큰 쇼크가 없는 사소한 현안이라고 해도 절대로 과소평가 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 사소한 것들이 서로 뭉쳐 폭풍을 만들어 내기 전에 힘이 약한 낱개단계에서부터 융단폭격을 해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라는 것이다.
한편 일본증시는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그리고 트럼프 독주 등으로 크게 흔들렸다.
26일 일본증시에서 닛케이 225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1만9000선이 무너졌다.
일본증시에서 닛케이지수가 19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닛케이 지수는 이후 낙폭을 줄이며 반등해 결국 전날보다 0.89% 오른 19,327.06에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 지수는 올 들어 15% 이상 하락한 상태이다.
일본증시 닛케이지수 마감시세
19,327.06 +171.32 (+0.89%)
Dec/26/2018(*Close)
Open19,302.59 (09:00)
High19,530.35 (09:45)
Low18,948.58 (14:11)
Divisor27.003 (Dec/26/2018)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 연준의 금리 인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독단 통치 그리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투자 분위기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한국증시에서 코스피는 전일대비 27.00 포인트 ,비율로는 1.31% 내린 2,028.01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에서는 삼성전자[005930](-1.16%)와 SK하이닉스[000660](-0.50%), 현대차[005380](-2.44%), LG화학[051910](-1.26%), SK텔레콤[017670](-2.54%), POSCO[005490](-1.61%) 등 대부분 하락했다.
시총 10위권 이내에서는 셀트리온[068270](8.31%)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3.30%) 만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4.05포인트(0.60%) 내린 665.74로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 중에는 CJ ENM[035760](-2.01%), 메디톡스[086900](-0.43%), 펄어비스[263750](-1.73%), 스튜디오드래곤[253450](-2.43%) 등이 내렸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5.06%), 신라젠[215600](3.23%), 포스코켐텍[003670](2.80%), 바이로메드[084990](2.73%), 에이치엘비[028300](5.47%) 등은 올랐다.
원 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달러당 0.2원 오른 1125.4원이다.
김대호 소장 tiger8280@g-enews.com